Seo Byong Ik Audio Lizabetta 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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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 Byong Ik Audio Lizabetta XE
  • 김남
  • 승인 2025.12.10 14:50
  • 2025년 12월호 (64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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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B와 2A3-40, 두 진공관의 진심을 듣다

서병익 오디오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벌써?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은 경우가 좀 다르다. 아니 여태 20년밖에 안 됐어? 라는 반응이 저절로 나왔다. 물론 그 이유는 한 가지. 마치 100주년, 아니 절반으로 꺾어 적어도 50주년은 됨 직하게 왕성하게 활약, 사업 기반을 충분하게 뿌리내렸기 때문이며, 이제 진공관 오디오계의 대표 주자로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사업을 시작, 당연히 국내 오디오 장인의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았는데 돌연 지방으로 낙향, 그것도 오디오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 보이는 충청도 청주라기에 불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기우였다. 지금 서병익 오디오는 홈페이지 및 SNS에서 수많은 애호가를 거느리고, 오디오 칼럼집을 펼쳐내기도 하면서 프리·파워·인티·포노·진공관 DAC·스피커·차폐트랜스·인터 케이블까지 손수 만들어 내는 괴력을 과시, 당당히 국내 대표 진공관 앰프 제조사라는 아성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해박하기 짝이 없는 진공관에 대한 기술 칼럼은 홈페이지에 오픈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도 만점. 아마 이러한 열정으로 국내 진공관 제품 애호가들이 소리 없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진공관 오디오가 결코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성능과 가격으로 손수 입증, 사용자 폭을 점점 늘려 가고 있는 활기와 열기의 제작사로 훌륭히 정착한 셈.

시청기 리자베타 XE는 그런 제작자가 선보이는 다소 독특한 3극 진공관 인티앰프 기종. 3극 진공관의 대표 제품인 300B를 장착했지만 또 하나 명 3극관인 2A3-40을 곁들여 사용할 수 있는 실리적 기종이다. 음색이 비슷하긴 하지만 서로 출력이 달라 동일한 회로상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었는데, (아마 세계적으로도 이런 제품이 희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동사는 그 기술적 난제를 극복, 편리하고 실용적이며 우아하기 짝이 없는 신기종을 선보이고 있는 것. 진공관 변경은 간단히 상부의 토글 스위치의 위치를 변경하고 관을 바꿔 끼기만 하면 된다. 한 제품에서 최고의 3극 명관 2개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 물론 시청기만 이런 방식의 기종은 아니다. 300B와 2A3-40을 함께 구동할 수 있는 기종으로 동사의 파워 앰프 마그나노바, 새티늄 XE을 선보인 바 있고, 시청기 역시 전작 SE를 XE 버전으로 개량을 가한 제품이다.

2A3는 애초 1930년대에 탄생한 명관이다.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만든 당시 최고의 명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던 300B에 대항코자 생산한 것인데 출력이 고작 3W대에 그쳐 일부 애호가들이 자작으로 제품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 당시의 기억에 의하면 음색이 다소 허스키한 편이라 재즈에 적합하다는 평가였다. 물론 열렬 추종자들이 있어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상업 제품으로는 성공한 제품이 없던 차에 10여 년 전 JJ 테슬라에서 플레이트 손실을 크게 늘린 2A3-40 관을 출시, 300B와 동일한 8W 출력을 뽑을 수 있게 됐다. 물론 히터 전압과 전류가 다르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시청기에서 진공관 변경은 아주 쉽다. 전원을 끄고 토글 스위치를 조정 후 관을 교체하기만 하면 된다. 300B 제품도 초기와 달리 보급이 많아지면서 그 신선도와 희귀성에서 오는 신비감은 사라지고 말았지만 아직도 3극관의 왕좌를 굳건히 수비하고 있는 터인데, 제작자로서는 2A3-40의 음색을 더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다. 더 청아하며 온화하고 나긋나긋하다는 것.

버전 업 기종인 시청기 리자베타 XE는 이런 2종의 출력관을 사용할 수 있게 했지만, 그 외의 장점도 많다.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만듦새에 비해 가격대도 튀지 않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부품 수준이 아주 높다. 입력 실렉터는 고가의 세이덴 제품. 돌릴 때마다 경쾌한 감촉이 신선한데, 은도금된 베이스 위에 접점은 금도금, 긴 수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볼륨 역시 일본 알프스의 블루벨벳 100㏀ A형으로 중후하고 묵직한 음감으로 고가 제품에 흔히 사용된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300B의 음색도 뛰어나지만 시청기가 구현하는 2A3-40의 장점이 상당히 매력 있다. 그리고 무귀환으로 구성되어 진공관 고유의 고조파가 줄지 않기 때문에 유려한 배음 또한 일품. 그래서 온화하고 나긋나긋한 음색이 온 몸을 휘감는데, 이런 것이 진짜 진공관의 맛 아닌가.

3극관 진공관 제품은 당연히 스피커가 다소 감도가 높은 편이 좋겠지만 구동력도 수준급. 들으면 들을수록 왜 지금도 세계의 애호가들이 소출력 3극 출력관에 목을 매고 있는지 감동의 울림이 전해진다. 시청기는 그 레퍼런스 제품으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모범적 제품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가격 528만원   
사용 진공관 2A3-40/300B×2, ECC82×4   
실효 출력 8W
주파수 응답 9Hz-32.36kHz(-3dB, 3W)   
아날로그 입력 RCA×4   
이득 180배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 8Ω   
크기(WHD) 39×20.5×35cm   
무게 2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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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5년 12월호 - 6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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