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앰프의 절대적 명기, EAR의 간판 주자

일단 팀 드 파라비치니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면, 믿음이 간다. 가성비는 말도 할 것도 없고, 좋은 소리를 찾아가고 만들어내는 능력이 천재적이다. 특히 여러 브랜드에서 용병 역할을 하며, 엔지니어로서 크게 활약했는데, 알고 보니 팀 드 파라비치니가 설계한 제품이라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럭스만, 쿼드, 뮤지컬 피델리티 등 인기 브랜드의 누구나 알 만한 주력 제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파고 들수록 대단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브랜드로 공들여 내놓은 것이 바로 EAR인데, 여기서도 수많은 걸작들이 탄생되었다. 그 대표 모델이 바로 EAR 509이다.

첫 오리지널 모델은 70년대 출시되었는데, 첫 공개되자마자 그야말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다. 파라비치니가 EAR의 얼굴로 생각하고 프로용 콘셉트로 제작했지만, 오디오파일들 사이에서도 그 실력이 알려져 하이파이 쪽에서도 EAR의 간판 파워 앰프로 그야말로 빅 히트하게 된다. MK2는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완벽한 리뉴얼로 새로운 509를 보여주었는데, 기본적인 이념과 설계는 비슷하지만, 지금 트렌드에 맞는 부품과 기술로서 한 단계 더 발전된 완결판급 509를 선보이게 된다. 실제 팀 드 파라비치니 자신이 가장 애정하는 제품으로 509를 자주 언급하는 만큼, 그의 최전성기 역작의 최신 버전을 지금 시점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 셈이다.
EAR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라면, 당연 거울 같은 크롬 마감이다. 전체 섀시부터 출력 트랜스까지 크롬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파워 앰프임에도 그 미모가 상당하다. 특히 그리 크지 않은 체급이지만, 모노블록 구성으로, 크기 이상의 사운드를 뿜어내는 것도 이 EAR 509 MK2만의 장점이다.

출력관은 특이하게도 한눈에도 낯선 PL509. 팀 드 파라비치니는 이런 비주류 관들을 잘 쓰기로도 각별한데, 이름 그대로 TV 브라운관에서 사용하던 PL509 5극관을 파격적으로 채용했다. 참고로 이는 파라비치니의 제조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인데, 무엇보다 구하기 쉽고 내구성도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 핵심. 실제 PL509의 실력 또한 대단했는데, 증폭의 선형성이나 특성이 워낙 좋아서, 그 당시에도 투명하며 넓은 대역폭과 명확하고 풍부한 중·고역, 그리고 힘 있는 저역으로 명성 높았다. 실제 들어보면 그 현대적이고 하이엔드 사운드에 놀라게 되는데, 단순히 남들과 다른 선택 정도가 아니라, 소리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가장 정확한 설명이다. 그 외에도 탄탄한 100W 출력 스펙과 EAR 사운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출력 트랜스포머와 진공관을 커플링한 밸런스 브리지 모드는 빛을 발하고, 네거티브 피드백을 걸지 않는 파라비치니의 사운드 철학이 잘 녹아든 전설적인, 그리고 가장 현대적인 명 진공관 파워 앰프라 할 수 있다.

구성 모노블록 사용 진공관 PL509(PL519)×2, ECC83(12AX7)×2, ECC85(6AQ8)×1 실효 출력 100W 아날로그 입력 XLR×1 주파수 응답 3Hz-30kHz(+0, -1dB) IMD 0.2% 이하 댐핑 팩터 20 S/N비 96dB 입력 임피던스 25㏀ 크기(WHD) 25.4×15×30cm 무게 15.3kg


